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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routine

피프티피프티의 소속사 어트랙트의 선택

by 돈 되는 부업 2023. 10. 29.

한동안 화제를 몰고 다닌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소속사 사태에서도 몇 가지 경제학 원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걸그룹 제작 비용과 실패 가능성 그리고 기획사가 내릴 수 있는 경제적 선택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걸그룹의 흥망성쇠를 경제학과 데이터로 들여다보는 걸그룹 이코노믹스 피프티피프티 소속사에 대한 사진이다
피프티피프티

 

 

 

목차

     

     

     

     

     

     

     

     

     

     
     

    핵심 요약

     

    1. K-POP 걸그룹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대부분 기획사가 음반 제작 비용뿐 아니라 멤버들의 트레이닝 비용과 의식주까지 부담해요

     

    2. 걸그룹의 주요 수익은 음반 및 음원 판매 공연이나 굿즈 판매에서 발생하는데요 그동안 쓴 비용보다 많은 수익을 내는 시점부터 멤버들도 수익을 나눠 가지게 돼요

     

    3. 걸그룹이 실패하는 경우 기획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들인 비용 수십억 원을 생각하다 보면 '매물비용의 오류'에 빠져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 있어요 

     

    4. 멤버 교체도 하나의 선택지인데요 그때에도 이를 홍보하는 비용,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를 새로 만드는 비용 등 '메뉴비용'이 추가로 들어요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제작비와 매몰비용

     

    사실 기획사 사람들은 돈 얘기를 극히 꺼리죠. 특히 제작비는 곧 정산과 맞물리기 때문에 서로 묻고 답하지 않는 게 암묵적인 룰이에요.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심각하게 이슈화가 되었죠.

     

    한동안 화제를 몰고 다닌 피프티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간 법적 공방에서 피프티피프티의 제작비가 무려 60억 원이었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이죠

     

     

    피프티피프티 어트랙트

     

     

    K-POP 제작비가 비싼 이유

     

    1960년대 세계 최고의 아이돌 '비틀스'는 영국 리버풀의 클럽에서 밴드 활동을 하던 중 음반 가게 사장 브라이언 엡스타인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었죠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하던 이들이 작은 무대를 찾아다니며 활동하다 음반사나 제작자의 눈에 띄어 더 큰 무대로 진출하는 식. 반세기가 지났지만 영미권 스타 발굴 과정은 여기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죠

     

    반면 K-POP 아이돌은 기획사를 만나기 전까지 대부분 백지상태죠. 기본적인 악기나 보컬 훈련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오디션을 봐요. 걸그룹 하나가 데뷔하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예요

     

    기획사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멤버들을 선별한 뒤 댄스, 보컬 트레이닝을 시키죠. 음반과 뮤직비디오 제작비는 물론, 숙소와 생활비까지 모두 기획사가 부담을 해요

     

    피프티피프티도 '큐피드' 음반 제작비용만 12억을 썼다고 해요. 데뷔 후에도 각종 스케줄마다 유류비와 식비, 헤어와 의상비, 매니저 인건비까지 나가는 돈이 줄 줄이죠

     

    걸그룹이 돈을 벌기 시작해도 이 초기 비용을 모두 회수하고 난 뒤에야 멤버들이 정산받을 차례가 돼요. 그 시기는 아주 상대적이죠. 

     

    데뷔하자마자 초대박을 친 뉴진스처럼 2개월 만에 정사니 시작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데뷔 6년 가까이 정산 없이 활동하는 걸그룹도 있어요. 활동 기간 내내 정산을 받지 못하는 걸그룹이 90% 가까이 된다고 해요

     

    이런 정산 시스템은 그래서 종종 '노예계약'에 비유가 되곤 하죠. 기획사의 '선의'가 작동하지 않으면 계약 기간 내내 무보수로 일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기획사가 걸그룹을 만든다는 것은 금광 찾기에 뛰어드는 것처럼 확률이 희박한 일이에요. BTS나 트와이스 같은 '노다지'가 나타나리라 믿고 투자를 끌어들이고 채굴을 시작하지만, 대부분은 금광을 찾지 못하고 끝이 나버리죠.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데뷔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정산을 해주지 않는 소속사가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탐욕스러운 상인 샤일록으로 보일 것이에요 

     

    하지만 기획사들은 발굴부터 연습, 숙식, 데뷔까지 수십억 원이 들어가지만 실패 가능성이 훨씬 커요. 그 실패로 인한 손실은 모두 회사가 떠안는다'라고 항변을 하죠. 

     

    피프티피프티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난 뒤부터 감성 키워드가 긍정 85%에서 부정 68%로 여론이 급격하게 돌아섰다

     

    피프티피프티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여론이 싸늘했던 것도 이런 이유다. 피프티피프티는 지난해 데뷔한 뒤 국내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올해 4월 '큐피드'가 빌보드 Hot 100 차트에 오르면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불투명한 정산 등을 문제 삼아 전속계약을 즉시 중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실 이들은 빌보드 차트에서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음반 판매는 저조했다. '큐피드'가 삽입된 앨범의 첫 주 판매량이 약 1만 2천 장에 그쳤다. 뉴진스가 지난 1월에 낸 'OMG'가 초동 70만 장 팔린 것과 크게 대비가 된다

     

    앨범 판매 외에 공연이나 굿즈 판매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피프티피프티는 콘서트를 연 적도 없고 굿즈를 사들일 팬덤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말해 해외에서는 '큐피드'가 대박을 쳤지만 아직 정산을 요구할만한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법원은 (멤버들의) 요구를 수용할 긴급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라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멤버들은 이에 항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속사 어트랙트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매몰비용'이라는 경제학 개념이 등장한다. 

     

     

     

     

     

     

     

    매몰비용의 딜레마

     

    이미 지출해서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비용,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채 그대로 묻어버리게 되는 비용을 경제학에서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간의 매몰비용, 즉 본전 생각에 이미 실패한(혹은 실패가 예견되는) 일에 시간과 돈을 더 투자하는 것을 경제학자들은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부른다. 손실로 인한 고통 때문에 인간은 종종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일상에서도 매몰비용의 오류를 쉽게 접할 수 있죠. 법적 다툼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에게 '모든 것을 없었던 일로 할 테니 돌아와 달라'던 소속사 어트랙트도 어쩌면 본전 생각이 간절했는지도 모르겠네요 

     

    멤버들이 아무리 미워도 제작비 60억 원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돈이 아니에요. 특히 소형 기획사인 어트랙트로서는 영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금이죠. 여기서 피프티피프티를 끝낸다면 이 돈은 모두 매몰비용으로 묻혀 버리죠

     

    아무리 막장 드라마 같은 소동을 벌였더라도 다시 무대에 서면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희망회로를 돌리게 되죠

     

    하지만 사태를 지켜보던 한 메이저 기획사 관계자는 이렇게 잘라서 말을 했죠. 피프티피프티는 이미 '배신돌'로 낙인찍힌 상황이라 어트랙트로 돌아오든 독립하든 국내 활동은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요. 인기를 회복하기 어려울 거라고요. 그의 말이 맞다면 어트랙트는 '매몰비용의 오류'에 빠졌던 셈이에요. 

     

    메뉴비용이냐 매몰비용이냐

     

    일각에서는 피프티피프티라는 이름은 남겨두고 멤버들만 교체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피프티피프티'라는 팀명은 인지도가 높지만 멤버 각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은 근거로 들어요

     

    터무니없는 발상은 아니지만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그레고리 멘큐가 창안한 '메뉴비용(Menu cost)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심각해질 때 상점이나 식당이 물건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카리 켜요

     

    가격표나 카탈로그를 새로 만드는 비용뿐 아니라, 가격 인상을 알리는 광고비, 너무 비싸 손님이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는데 따르는 손실도 모두 메뉴비용으로 봐요

     

    한번 고객이 떠나가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인플레이셔니 수그러들 때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는 편이 나을 수도 있어요 

     

    비상 상황에 돌입한 어트랙트 입장에서 피프티피프티 멤버 교체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가계가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가격조정이라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에 비유해 볼 수 있겠다

     

     

    피프티피프티 어트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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