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전세사기 피해가 늘고있어요

최근 수천 채의 빌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라지는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이 떠들썩합니다. 특히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험에 가입했는데도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빌라왕의 전세 사기 수법

• 자본 없이 갭투자하는 전형적인 깡통전세 수법입니다. 

중개인 등을 통해서 매매가격보다 높은 금액에 전세를 내놓은 다음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집을 사고 나머지 차익을 얻는 겁니다.  문제는 계약이 만료될 때 이들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겁니다.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전세대출에 필요한 보증을 받지 못해 대출 연장을 거절당하기도 합니다. 

 

 

사기를 막지 못한 이유

• 전세 보증보험의 허점을 이용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전세보증보험을 받기 위해서는 보증금과 선순위채권(근저당)의 합이 주택가격 이내여야 합니다. 빌라는 시세 파악이 어려워 일반적으로 공시가격의 150%(1.5배) 까지를 주택가격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셋값이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매매가격 보다 높아도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전세대출도 나왔습니다. 보증금도 마련되고 보험도 가입되니 안심하고 전세에 들어가서 사는 세입자들이 생긴 겁니다. 

전세 사기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최근 기준이 140%로 낮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고 싶다면 융자와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집 시세의 70% 미만인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 그런데 사실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습니다.

1.  계약 이후에 집주인이 바뀌는 겁니다. 계약을 했더라도 확정일자를 받기 전에 집주인이 바뀌면 세입자가 집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새로 바뀌는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 데다 세금 체납자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도 은행에서 대출을 연장할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이 됩니다. 
2. 집주인이 사망하는 겁니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더라도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내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법으로는 사망자에게 해지 통보를 할 수 없습니다. 세입자에게는 해지 통보를 할 사람이 사라진 겁니다. HUG는 이런 상황에서는 전세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 고 말하는 겁니다. 

• 심지어 사망 후에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에 사망한 임대사업자 김 씨의 경우 7월 30일에 사망했는데도 8월에 전세보증보험 가입 신청서에 전자서명을 한 게 확인 됐습니다. 전세보증보험은 모바일로도 가입할 수 있고 본인확인을 위해 공동 인증서나 사설인증서를 통한 전자서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망했다고 금융인증서가 바로 폐기되는 게 아니라서 다른 사람이 전자서명을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전세 사기 배후나 공범이 있을 거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증서를 발급하는 기관에서는 인증서의 주인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을 인지하면 바로 인증서를 직권으로 폐기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 등이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인증기관이나 금융사가 모른다면 주인이 사망한 후에도 인증서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전세보증보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

• 세입자의 피해도 있지만 보증서를 내준 HUG에도 피해가 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사기범들이 가입한 보험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부동산 상황 탓에 개인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세입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증사고 발생과 상관없이 HUG가 해줄 수 있는 보증한도가 모두 소진되면 전세보증보험 외에 다른 보증상품도 중단될 수 있습니다. 법에 따르면 보증 총액 한도는 자기 자본의 60배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이 보증배수가 올해 말엔 52.9배 내년 말엔 59.7배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어 추정치보다 더 빠르게 한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습니다.